Issue 103, Apr 2015
브루스 먼로
Bruce Munro
빛의 풍경화, 대지에 그리는 판타스마고리아
“태초에 빛이 있으라”던 신성한 빛은 이제 램프 안에 가둬져 현대인의 삶에서 너무나도 익숙한 존재가 됐다.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이 하늘에서 번쩍이는 번개가 신적인 것이 아니라 전기현상일 뿐임을 밝힌 순간, 빛은 인어공주의 목소리처럼 병 안에 가두고 이용할 수 있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비축된 에너지만 있다면 언제든 필요할 때 껐다가 켤 수 있는, 어둠을 밝히기 위한 도구로서만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여전히 빛이 없다면 생명은 있을 수 없다. 식물은 햇볕을 통해서 광합성을 할 수 있고, 그렇게 성장한 식물을 섭식해야만 동물은 삶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이랴. 따뜻하게 밝거나, 강한 센 빛 등은 우리의 기분까지도 좌지우지 하지 않는가! 마치 공기와 같이 너무도 익숙해서 그 중요성을 쉽게 깨닫지못하지만, 빛은 자연에 필수적이고 영향력이 큰 존재다. 하여, 다시 그 빛의 존재 자체에 집중하는 이가 생겼다. 빛을 무엇을 하기 위한 도구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의 아름다움을 궁극으로 끌어내는 이. 그가 바로 영국작가 브루스 먼로다. 그의 작업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시 빛을 자연으로 돌려주고자하는 작가의 몸짓이다.
● 문선아 기자 ● 사진 Bruce Munro Studio 제공
Installation view of 'Water-Towers' 2012 Longwood Gardens (Kennet Square, PA, USA)